[협회정보센터]

협회 및 물류관련뉴스

<세계 속의 그리스, 그리고 한국 >

페이지 정보

작성자 koroma 댓글 0건 조회 694회 작성일 2024-09-12 13:13

본문

노무현 대통령이 한-그리스 수교(1961.4.5) 이래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9월3일부터 5일까지 그리스를 국빈 방문한다.

그리스는 우리들의 가슴 속 깊이 유형·무형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각인시켜 왔다.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 있어서 국가 이미지 그 자체가 바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었다. 세계에 투영된 그리스의 이미지는 온통 긍정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그리스를 동경하고 찾아보고 싶어 한다.

인류의 긴 역사는 자유를 쟁취하고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일국가로서 인류의 역사 발전에 그리스만큼 기여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발칸반도 최남단의 소규모 농업국가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나라가 그리스였다. 이제 그리스는 유럽연합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고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그 행보를 넓히고 있다.

 

유럽에서 우리와 가장 비슷한 나라


그리스는 우리나라와는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유럽에서 우리나라와의 유사성과 공통점이 가장 많은 나라를 찾으라면 단연 그리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스인들은 인간적 유대와 가족관계를 특히 중시한다. 손님대접을 극진히 한다. 음식이 절반정도는 남아야 제대로 손님대접을 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식단에 올리는 음식 중에 우리가 좋아하는 오징어, 문어, 생선 등이 수북하다.

자녀교육열 또한 대단한 편이어서 과외교육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700만 해외 그리스 교포들의 본국 회귀성향은 유명하다. 미국(300만)과 호주(70만)에 거주하는 교포들은 본국과 꾸준한 교류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뿌리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며 조국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애국자들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은 이들 이민 2세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역사의 격랑 속 정체성 지켜온 자부심


두 나라는 유구한 문명과 역사의 격랑 속에서도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온 자부심을 공유하고 있어서, 서로에 대해 정서적 흡인력을 갖고 있다. 그리스 사람들 가슴속에는 한국인들을 위한 큰 공간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한국 사람들 가슴속에는 그리스인들을 위한 큰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2d082b2b70f3f1cf847607b0
아크로폴리스.


19세기 초반 이래 그리스와 우리나라가 걸어온 길은 운명공동체가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어 보인다. 우리의 경우 구한말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었을 때에도 친일파, 친청파, 친러파로 온 나라가 사분오열되어 정쟁을 거듭하고 있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외세에 의해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그리스는 약 400여 년간 오토만 제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1830년 독립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자력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했다. 당시 유럽 열강 영국·프랑스·러시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한 독립 그리스가 어느 특정 강국의 영향권 하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안전판을 강구하였다. 이들 세 나라는 그리스도 모르는 사이에 독립 그리스 왕국의 초대 국왕으로 조종하기가 용이한 독일 바바리아 왕국의 오토(Otto) 왕자를 추대하였다. 동시에 그리스 정계는 친영당·친불당·친러당으로 나뉘어 각각 후원 열강의 입김 하에 정쟁을 거듭하였다.

그리스와 우리나라는 모두 동-서 냉전기에 공산주의와 맞서 싸우면서 함께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에게해 최대 섬 크레타에는 미군 공군기지와 통신기지가 아직 남아있다.

그리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좌우익으로 분열되어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2차 대전 후 동서냉전 시기 소련 공산주의 팽창저지의 분수령이 된 트루먼 독트린(대 공산권 봉쇄정책)과 마샬 플랜(서유럽 부흥계획)은 발칸의 최후 민주 보루인 그리스를 지켜야 한다는 트루먼 대통령의 결단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경제·군사 지원을 받아 공산주의 세력을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사수한 그리스와 50년 가까이 공산주의의  멍에를 강요당한 채 신음한 후, 그 질곡에서 갓 벗어난 다른 발칸제국간의 극명한 차이는 두 체제에 대한 역사의 심판 바로 그 자체로 인식된다.  

 

한국전쟁에 1만여명 참전


동·서 냉전 역사의 격랑은 그리스로 하여금 운명공동체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을 수호하도록 요구하였다. 고대 아테네 정치지도자 페리클레스의 민주주의 신념으로 무장된 젊은 그리스 병사 1만 581명이 한국전선에 투입되었다.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벌하기 위해 동방원정길에 오를 때, 그리스 병사 4만 명이 호위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단일국가에 대한 그리스군 파병으로는 최대 규모의 파병이다.

당시 그리스 인구가 700만 수준이었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 또는 한집 건너 이웃 중에 한국전에 참전하지 않은 인사가 거의 없었다는 말이 실감나게 들린다. 지금도 그리스 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큰아버지, 삼촌 또는 형님이 한국전에 참전하였다고 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아테네 시내 중심지 헌법광장에는 무명용사비가 서 있는데 그리스군이 전쟁에 참전한 나라와 지역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 중에 ‘한국’이라는 그리스어 이름이 뚜렷하게 부각되어 있어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리하게 만든다. 한국전쟁에서 민주주의 종주국의 후손 186명이 산화하였다.

2004년 6월25일 아테네시 교외 Papago 시에 세워진 그리스군 한국전 참전비에는 ‘병사에게는 어느 곳이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대의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 용감하게 전사한 병사는 그 업적과 용맹으로 어느 곳에 묻혀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는다는 의미이다. 이 비문은 기원전 331년 아테네 정치지도자 페리클레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아테네와 스파르타간 전쟁) 첫 해에 희생된 아테네 병사의 장례식에서 한 추모사의 일부로, 역사를 통해 두고두고 인류에 회자되는 말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유사성과 특이한 인연을 공유하고 있는 그리스와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를 함께 수호한 혈맹의 관계를 뛰어 넘어 민주주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21세기 인류역사 발전 대열에 동참하면서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184d992749908584af18e39a
한국전쟁 그리스군 참전용사비.


그리스는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우리나라와 양자, 지역 및 전 지구 차원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우리의 동북아 평화·번영정책을 지지하며,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또한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수단 확산 방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함께 응분의 기여를 하고 있다.

 

아테네 올림픽 성공 개최 자부심…한국 기여 칭송도


2004년 8월 아테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어 낸 그리스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리스도 선진 강대국처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리스 사람 한명 한명에게 심어준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세기의 평화제전의 성공에 우리나라가 큰 기여를 하였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송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남·북한 선수단의 개·폐회식 동시입장을 통해 올림픽의 평화·화해 이상을 현대적 의미로 승화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기업이 올림픽 성화의 세계일주 후원과 올림픽 전용자동차 3500여 대를 후원하여 인류의 평화축제를 더욱 윤택하게 하였다고 한다.

경제분야에서도 호혜적 협력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전 세계 최대 해운국 그리스와 전 세계 최대 조선국 한국이 해양을 무대로 만나 대표적 윈윈 산업협력을 이루고 있다. 그리스 선주들은 약 4000대의 선대(전 세계 선복량 기준 약 18%)를 보유하면서 5대양을 누비며 해상운송의 왕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성장의 엔진을 계속 달아오르게 하는데 그리스 선박이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 선주들은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전 세계를 향하여 자유무역의 우월성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 같다. 그리스 선주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절반정도가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건조되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


전 세계에서 자동차 시장의 한국차 점유율이 그리스만큼 높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한국차가 그리스 신차 수요(연간 27만대) 14%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유럽 차의 텃세가 강한 그리스에서 한국차가 이러한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우리의 기술수준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 주재원 한명도 없이 토착 그리스인들이 일구어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고 본다.   

그리스 시장에서 한국의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평면TV, 액정모니터, 냉동기, 냉장고 등 IT제품과 전자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그리스에서 우리 제품이 그만큼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2005년 9월 아테네 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12편의 한국영화가 연일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었다. 또한, 작년 11월 그리스 제2위 도시 데살로니키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가 최고의 인기를 끌면서 절찬리에 상영되었다. 우리 영화 또한 그리스 영화 팬들의 사랑을 듬뿍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류확산을 위해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 대통령 국빈방문에 큰 기대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거는 그리스 사람들의 기대는 각별하다. 특히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역동적 민주주의와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동시에 일구어낸데 대해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자신들의 조그마한 도움이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라는 자부심과 그리스도 언젠가 한국처럼 역동적 경제를 일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번 노 대통령의 그리스 방문 때 관광협력협정과 해운협력협정을 체결하게 된다. 관광산업과 해운업은 그리스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양대 지주이다. 그만큼 이 두 분야에서 그리스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은 상당히 앞서 있다. 두 나라 간에 윈윈 산업협력을 확대해 나갈 분야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그리스간 연간 교역량은 19억불 규모에 해당한다. 그리스 상품의 우리나라 수출은 1억 달러도 채 안 된다. 우리의 일방적 무역흑자 구조다. 그리스 사람들은 양국 경제구조상, 무역역조 시정은 앞으로 상당기간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본다. 대신 그리스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항만개발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가해 주기를 기대하고, 동시에 그리스 기업이 경쟁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발칸 시장에 우리기업과 공동투자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이사국 그리스,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평화·번영에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그리스와 한국이 노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간의 큰 만남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그리스인들의 지혜와 한국인들의 근면·창조정신을 결합하여 지구촌 평화와 번영의 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KOROMA(KORea Overseas Movers Assosiation). ALL RIGHTS RESERVED